오늘은 2025년 3월 18일 화요일 역사적인 날이다.
"두 계절의 충돌! 나뭇가지 끝에 새싹이 움트자, 눈은 쏟아진다!"
봄이 오려던 참이었다. 나뭇가지 끝에 새싹이 움트자 , 새싹이 초록 물감을 뿌려놓은 듯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따스한 바람이 불어와 겨울의 흔적을 지워가던 그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기묘한 일이 벌어졌다.
"눈이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분명 봄기운이 완연한데, 흩날리는 건 벚꽃이 아니라 하얀 눈발이었다. 그것도 보통 눈이 아니었다. 함박눈이 거세게 몰아치며 꽃잎 위에 차가운 흔적을 남겼다. 봄을 알리는 나무의 움은 눈꽃과 함께 공중에서 춤을 추었고, 나뭇가지 위로 소복이 쌓이는 하얀 눈은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아름다웠다.
"이게 무슨 조화람?"
사람들은 손을 뻗어 하늘을 향해 눈을 받았다. 따뜻한 봄바람 속에서도 눈송이는 사라지지 않고 손바닥 위에 하얗게 쌓였다. 마치 계절의 신들이 서로 자기 차례라며 다투기라도 하는 듯했다.
어딘가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봄아, 아직 내 시간이 끝나지 않았어!"
그 목소리는 북쪽 하늘에서 내려오는 차디찬 겨울왕의 것이었다.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거대한 얼음 갑옷을 두른 그는, 남쪽에서 따뜻한 기운을 몰고 온 봄의 여왕을 노려보았다.
봄의 여왕은 가녀린 듯하지만 강한 기운을 품은 존재였다. 그녀가 발을 내디딜 때마다 들판에는 연초록 새싹이 돋아났고, 나무에는 움을 티우는 봄기운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겨울왕에게 말했다.
"겨울왕이여, 이제 물러날 때가 되었어요. 당신의 시간은 끝났답니다."
"아니, 아직이다! 나는 아직 떠날 수 없어. 나의 눈꽃들이 더 머물러야 한다!"
겨울왕이 손을 휘젓자 하늘에서는 더 많은 눈이 쏟아졌다. 그러자 봄의 여왕도 지지 않고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나무와 초록 새싹이 더 활짝 피며 눈과 함께 세상을 가득 메웠다.
그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하얀 눈과 초록 새싹이 함께 뒤섞여 소용돌이쳤고, 따뜻함과 차가움이 공존하는 기이한 순간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이 신비로운 싸움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러나 계절의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법. 겨울왕의 힘은 점차 약해졌고, 결국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다, 봄아. 이번에도 네가 이겼구나."
그가 한 발짝 물러서자 차가운 바람이 사그라들고, 쏟아지던 눈도 점차 힘을 잃었다. 대신 봄비가 조용히 내리기 시작했다. 봄의 여왕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내년 겨울에 다시 만나요."
겨울왕은 빙긋 웃으며 손을 맞잡고는 서서히 북쪽으로 사라졌다. 그제야 사람들은 한껏 피어난 초록 새싹과 아직 녹지 않은 눈 사이에서, 두 계절이 만들어낸 특별한 풍경을 만끽했다.
"정말 희한한 날씨야. 하지만 멋지지 않아?"
누군가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봄은 마침내 완전히 세상을 차지했고, 겨울은 조용히 물러나갔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래도록 그날을 기억했다. 새싹과 눈이 함께 춤추던 날, 두 계절이 충돌했던 그 순간을...
그것이 두 계절의 마지막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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